전공생도 아닌데 상금만 7000만원, 대체 비결이…
[JDC대학생 아카데미] (3) 김광연 레드브릭스 대표
“아닌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도 능력이다. 아닌 것, 즐겁지 않은 것을 과감하게 그만둘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김광연(30) 레드브릭스 대표가 10일 오후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대학생 아카데미’ 강사로 나서서 한 말이다. 그는 25세에 공모전에 도전하기 시작해 27세에 사업에 손을 댔다. 여느 대학생이 여행을 다니고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그저 공모전을 좋아했던 학생일 뿐이었다.
김 대표는 “강연을 다니다 보면 공모전을 하는 데 있어서 ‘이공계’, ‘예체능’ 전공을 걸림돌로 여기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육상 선수로 활동하다 다양한 분야의 일을 하고 싶어 운동을 그만뒀다. 그 뒤 꽂혔던 게 게임이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연습생 신분으로 지내기도 했다.
세 번째로 빠졌던 게 마케팅 공모전이다. 40여개 정도를 매달려 얻은 상금이 7000만원이다. 커피숍에 다니다 조금만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던 것이 공모전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그의 전공은 경영학이 아닌 이공계다. 컴퓨터공학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수업을 들을수록 좋아하지 못하고 잘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 수업을 수강하며 그는 교수님의 칭찬을 들었다. 남들 앞에 서보지 않은 학생이 짜릿함과 즐거움을 알게 되고 그 후 발표 수업 위주로 시간표를 짜 모두 A+의 성적을 거뒀다.
김 대표는 “내가 어떻게 공모전에서 상을 탈 수 있었을까, 사업을 할 수 있는 걸까 곰곰이 떠올려보니 이러한 경험들이 도움이 됐다. 경역학과 수업만 듣던 학생들이 만든 게임과 실제로 게임에 미쳤던 사람이 만든 게임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두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안생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계속 컴퓨터공학과 수업만 들었다면 회사서 중간인 사람이었을 것”이라며 “지금도 뭔가를 그만두고 도전하려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엔 공모전 수상이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이어진다. 대기업에서 면접 면제 등의 가산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잇단 수상으로 여러 대기업 입사에 유리해졌지만 이내 창업을 선택했다.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한 까닭이었다.
김 대표는 “창업하려고 하니 아버지가 반대하셨다. 아버지를 설득하려는 100가지 이유를 프레젠테이션으로 준비해 말씀드렸다. 지금은 절대적인 후원자다. 아버지를 설득시키지 못하면 그 어떤 고객도 설득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공모전에서 상을 탔던 것부터 여태 사업을 이끌어올 수 있는 비법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사회에 나가서 누구를 설득하려면 ‘그냥 좋아서’로는 설득이 되지 않는다. 나의 논리와 주장에 대해 100가지 이유를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실패작과 성공작들에 대한 분석은 대학생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김 대표는 “공모에 낼 작품은 일단 심사위원을 만족시켜야 한다. 보통 200여개 넘는 작품이 접수되는데 바쁜 심사위원들이 모든 작품을 꼼꼼하게 보기 어렵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공모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창의성, 실현가능성, 논리성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생들은 표현성에 초점을 맞추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는 “심사기준에선 이것들이 5점도 채 안 된다. 화려한 언변과 애니메이션 효과만 주면 발표를 잘 하는 거 같아 보이지만 사회에 나오면 다르다. 객관적인 지표, 실현 가능성 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가 공모전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일련의 과정들만 제대로 파악해도 훨씬 수월하다는 것. 이 과정은 비단 공모전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사업이나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어떤 공모전에 도전할지 고르고 나면 팀원을 구성한다. 자료조사 후에 PPT를 만들고 발표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공모전을 선택하면서 많은 계산을 한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여서’, ‘내 전공이 아니라서’, ‘내 관심사가 아니니까’ 추리다보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내기만 해도 장려상을 탈 수 있는 공모전임에도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이유를 뒤집지 않으면 한계에 갇히게 돼 있다.
김 대표는 “공모전에서 중요한 건 조언과 제언이다. 대부분이 ‘이대로 괜찮나?’ 단순한 지적에서 그친다. 공모전은 기업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공모전이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것도 이 이유다. 지적이 아닌 제언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팀원 구성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김 대표는 “스스로 좋은 팀원이 되는 것이 먼저다. 내가 빠지면 회의가 진행되지 못할 정도여야 한다”며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면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팀에 활력을 불어넣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하다못해 팀에 부족한 무언가 채워줄 수 있는 매력으로 승부수를 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이야기 선을 이루는 사전 조사야 말로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김 대표는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법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자사와 타사의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부분을 추려내 비교해야 한다. 전문기관, 논문, 보도자료, 개인조사 등으로 자료의 객관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이후 문제점 분석, 해결방안 콘셉트, 세부컨설팅, 기대효과로 구조를 짠다.
김 대표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데 있어 기술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잘 만든 것10개, 100개를 뜯어보면 금방 기술은 는다”고 설명을 보탰다.
김태연 기자 / 제주의소리
기사 원문 출처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34244